Piece 65: Dana

 

Image from Tacchini

Designer: Jean-Pierre Garrault(b.1942-d.2024)+ Henri Delord(b.1935)

Manufacturer: Tacchini

Year: 1971




70년대를 대표하는 두 명의 프랑스 디자이너 장 피에르 가로 Jean-Pierre Garrault와 앙리 들로르 Henri Delord의 협력으로 탄생한 조명 다나 Dana 램프는 독특한 형태가 인상적인 조명이다. 1970년에서 1977년까지 두 디자이너가 협업했던 7년의 기간 중 비교적 초창기인 1971년에 탄생한 조명으로(구상은 1970년부터 시작되었다), 조명을 조금만 살펴보아도 그들의 미학과 철학이 처음부터 상당히 잘 통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불과 1년 만에 오늘날까지 변함없는 매력을 선사하는 그들의 대표작을 탄생시켰으니 말이다.

형태와 구조는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연결된 가느다란 메탈 구조물의 중간에 둥글고 커다란 구체가 아슬아슬하게 걸린 듯 배치되어 있다. 어린 시절 양쪽에서 팽팽히 줄을 당기면 핑그르르 돌아가던 공이 달린 장난감을 떠올리게도 한다. 차가운 메탈 재질이 주는 모던함과 둥근 구조물이 주는 부드러운 분위기가 상반되면서도 조화를 이룬다. 구체가 공간에 뜬 채로 마치 정체된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아래 위가 모두 고정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중에 매달린 팬던트나 바닥에만 고정된 플로어 램프와는 확연히 다른 매력이다. 창의적이면서도 개성이 돋보이는 이 조명은 설치된 모습을 보면 건축 구조물의 일부로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다나 램프는 앙리 들로르의 집에 계단 난간이자 파티션으로 설치되어 단순히 조명을 넘어 인테리어 구조물로 녹아든 모습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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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 램프의 유니크한 형태는 흥미롭게도 자연의 한 이미지에서 시작되었다. 디자이너들이 아이디어를 얻은 과정을 들어보면, 단순한 조형미를 넘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일본 여행 중 후지산을 오르기로 한 두 디자이너는 전통식 일본 여관에서 하루 저녁을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운 좋게 보름달이 뜬 그날 밤, 달이 산 정상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그들은 산과 하늘 사이에 걸린 보름달의 형상을 닮은 빛나는 구체를 만들고자 했다. 

자연에서 얻은 시적인 영감은 상당히 미니멀하면서도 영리하게 구현되었다. 만약 펜던트 조명이었다면 그저 ‘떠 있는 달’을, 플로어 조명이었다면 보다 ‘땅과 연결된 느낌’만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나 램프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연결되는 모습을 통해 땅과 하늘의 연결성을 보여주고 있다. 가느다란 구조물과 둥근 덩어리감이 이루는 대비감 또한 장엄했던 보름달의 느낌을 강조해 주는 듯하다. 

Image from Tacchini

그들의 디자인은 ‘메카노’ 작업 방식을 활용하여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탄생할 수 있었다. 메카노 작업은 부품을 모듈화하여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장난감 ‘메카노’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볼트, 너트, 평판 등을 조립하고 해체하여 아이들이 자동차와 같은 기계식 장난감을 만들듯, 디자이너들도 조명에서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고 단순화된 구조를 만들어 물리적 연결을 쉽게 만들어 냈다. 미니멀한 디자인은 심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설계적인 측면에서도 필요했던 듯하다. 

특히 천장 높이가 공간마다 다르며 조명이 바닥에서 천장까지 연결되어야 하는 디자인의 경우, 환경에 따른 조명의 높낮이 변경은 필수적인 요소일 것이다. 장 피에르와 앙리는 이 또한 메카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구를 감싸는 금속은 크롬 도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플렉시글라스였던 구체는 오늘날에는 디자이너들과의 협의하에 복합 소재로 대체되었다. 기능적이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이 매력적인 다나 램프는 장 피에르와 앙리의 디자인 철학을 드러내며 계속해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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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designer

어려서부터 아티스틱한 재능을 보이며 순수미술을 꾸준히 해오던 Jean-Pierre Garrault. Roche Bobois에서 일하던 친구 덕분에 그곳에서 가구 디자이너로서의 커리어를 쌓기 시작해, 후에는 디자인 부서 책임자 직책을 맡았다. 하지만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원했던 그는 곧 독립하여 가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넘나드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1970년 Prisunic의 디자이너로 발탁되면서 아방가르드 디자인의 모듈시스템을 가구를 선보이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1970년은 프랑스 젤리자 Zelidja 재단이 주최하는 청년 여행 연구 장학금의 수령자였던 Henri Delord를 운명처럼 만난 특별한 해였다. 고급 소재와 인체공학적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깔끔한 선과 균형 잡힌 볼륨을 결합하여 기능적인 동시에 조각적인 아름다움을 주는 디자인을 추구한 Henri Delord. 그리고 예술과 공예의 연관성을 탐구하면서 기능주의의 영향을 받아 심플하고 유연하며 기능적이되 우아함을 잃지 않는 디자인을 추구했던 Jean-Pierre Garrault. 이 둘의 만남은 Space age 시대와 맞물려 그들만의 강렬한 색감과 과감한 그래픽,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대중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1970년부터 1977년까지 파트너십을 맺으며 조명, 가구, 벽지, 인테리어 등 폭넓은 분야의 디자인을 함께 작업했다. 늘 그림을 놓지 않고 꾸준히 그려온 Jean-Pierre는 2002년부터는 디자이너보다는 화가로서의 삶을 살았다. 2024년 Musée des Arts Décoratifs에서 Jean-Pierre Garrault를 추모하는 전시가 열리기도 했다.

Image from Tacch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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